위스키와 온도
위스키 마시기에 '적당한' 온도란 것이 있을까? 이는 치열한 논쟁거리다.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해 보자. 다양한 온도로 시음하는 것은 향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상적인 온도
이 문제는 주관적인 주제라 정확한 답이 없다. 하지만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시험 삼아 각각 다른 온도에서 위스키를 마시기 전에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위스키는 마구잡이로 실험하기에는 고급 음료이고 투자비용도 비싸다.
먼저 위스키로부터 상세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상온에서 시음해야 한다. 마스터 증류사,블렌더,평론가 등 전문가들이 이렇게 한다. 상온에서 위스키의 맛이 가장 잘 열리기 때문이다.
가끔 위스키를 따르려는데 원하는 온도보다 차가워져 있을 때가 있다. 이런 경우, 잠시 위스키 잔을 손에 쥐고 있으면 체온으로 서서히 데워져 원하는 온도까지 올라간다.
얼음과 '북해 효과'
스콜틀랜드의 한 저명한 위스키 전문가는 생생하면서도 효과적인 비유를 들어 얼음이 위스키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겨울철 알프스 산맥의 호수에 알몸으로 걸어 들어간다고 상상해 보라. 그가 물었다. 자, 민감한 몸은 어떻게 반응할까? 그가 말하려는 요점은 위스키는 너무 차가우면 '닫혀서' 대부분은 아니지만 많은 향미를 숨긴다는 것이다. 또한 얼음이 미각을 둔하게 해 위스키의 본질을 구별하지 못하게 한다. 이 전문가의 발언은 '얼음 효과'가 얼마나 첨예한 문제인지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얼음을 넣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그건 당신의 선택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뜨거운 게 좋다?
반대로 위스키를 너무 따뜻하게, 심지어 뜨겁게 마셔도 위스키의 향미를 최대한 즐기기 어렵다.얼음 효과만큼 극적인 차이는 아닐지라도 가열하는 것은 고해상도의 사진을 흐리게 하는 것과 같다. 뜨거운 토디를 만들 때를 제외하고 위스키를 데워야 할 유일한 때는 매우 추운 기후에서 위스키를 마실 때다(알프스 산맥 호수에 알몸으로 들어가기 전이라든가). 차가운 위스키를 데우면 향미의 '재균형'을 이루게 한다.
위스키 보관하기
어떤 위스키를 좋아하고, 그 위스키가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게 되었으면, 다음은 구입한 위스키를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는 방법을 알아볼 차례다.
보관
위스키는 직사광산을 피해 서늘하거나 실온에서 보관하라. 이건 상식이다.
위스키를 병째로 보관한다면 와인처럼 눕히지 말로 똑바로 세워 보관해야 하는데, 액체가 코르크와 접촉하면 코르크가 수축해 공기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좋은' 위스키는 스크루 캡이 아닌 코르크 마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같은 코르크 마개인데 와인 병은 눕히고 위스키 병은 세워야 하는 이유는 위스키의 알코올 함량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알코올 성분이 시간이 지나면서 코르크 마개를 부스러지게 하는 것이다. 위스키 컬렉션을 만들고 싶다면 보관의 용도로 쓰일 위스키 진열장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
디캔팅(다른 용기에 붓기)
과거 인기를 끌었던 무거운 크리스털 디캔터를 기억하는가? 부모님의 집 어딘가에 있거나,TV 혹은 옛날 영화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위스키를 마시는 우리의 주인공이 얼마나 멋지고 세상 물정에 밝은지 보여주는 편리한 장치였다. 디캔터와 디캔팅 과정은 실제로 아끼는 소중한 위스키를 보관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각해 보자. 자신을 위한 선물, 혹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위스키를 샀다. 이 위스키를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 음미하고 싶다. 그런데 이렇게 병째 보관하면 병의 빈 공간에 서서히 산소가 채워지면서 위스키 본연의 '힘'을 잃을 수 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350ml와 더 은 용량으로 구성된 작은 병 세트를 구입하라.
사랑하는 위스키가 병의 반도 안 남으면 350ml 병으로 옮겨 보관한다. 200ml도 안 남으면 200ml 병으로 옮긴다.
감성을 유지하고 어떤 술이었는지 기억하기 위해 반드시 원래의 병을 보관해야 하지만 위스키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스키는 병에서도 숙성이 일어날까?
그렇지 않다. 아니,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 일반적인 상식과 공식적인 과학적 원리에 따르면 밀폐된 병에서는 아무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 화학자들은 일단 병이 봉해지면 내부의 액체는 변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증류업계 종사자 중에는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를 ' 오래된 병 효과' 라고 부르는데, 이런 현상을 수십 년 전 병입된 블렌디드 위스키에 국한된다.
흥미가 있고 과학 이론 지식이 있다면 관련 책을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따라서 밀봉된 위스키 병 안에서는 어떤 화학적인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래된 병 효과'가 당연한 현상으로 판명날 수도 있다. 그들이 말하는 대로 연구는 진행 중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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