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직접 뛰어들어 해보는 것만큼 유혹적인 건 없다.
위스키 역시 시음하는 법을 잘 알게 되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므로 시음 방법은 배울 만한 가치가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위스키를 그저 바라보는 것이 위스키 감상의 시작이라고
그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세상은 넓고 위스키는 많다는 말이 있다. 조금 더 보태자면
세상은 넓고 다양한 위스키는 많다..
위스키 시음 시 체크리스트
위스키 시음 경험을 향상하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도구를 갖추길 권한다.
다음은 제대로 시음하는 데 필요한 것과 알아야 할 것들이다. 자신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지만, 초보자라면 다음을 토대로 시작해 보자.
01 잔 - 잔은 잡기 편해야 하지만 입구가 좁아야 한다. 일반 컵은 입구가
너무 넓어서 향이 빠져나가기 쉽다.
글렌캐런 시음용 잔이 이상적이지만 원뿔형의 작은 와인 잔도 괜찮다. 시음 한 회차
(플라이트,Flight)마다 새로운 잔을 사용해야 한다. 위스키가 잔에 붙어 그 잔여물이
이후의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스키의 맛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는
적을수록 좋다.
02 시음공간 - 잔과 병들을 놓아둘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막상 여러 위스키병과 시음에 필요한 도구를 배치하고 나면 예상보다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03 시음시간 - 속이 빈 상태에서 위스키를 시음하지 마라. 이상적으로는 시음 한 시간
전쯤 속을 채워두는 게 좋다. 다만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딱딱해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위스키에 많은 관심과 알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많은 사람에게는 필요한 일이다
04 간식거리- 중립적이고 미각을 정돈해 주는 간식거리가 좋다. 빵도 괜찮지만
무염이나 저염이어야 한다.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항상 위스키에 집중해야 한다
05 물 - 위스키에 정수를 더하고, 탄산수로는 수분을 보충하고 미각을 정돈한다. 광천수보다는
일반 생수가 좋다. 천연이든 아니든 미네랄 같은 첨가물이 적은 순수한 물이어야 미각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 위스키에 얼음 사용이 금지된 건 아니지만 위스키가 차가워져서 향을 맡고
맛을 음미할 때 감각이 둔해진다. 꼭 필요하다면 얼음을 더해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위스키를
즐기는 것 아니겠는가
06 혼자 혹은 여럿- 친구들과 함께 시음해도 괜찮다. 위스키를 즐기는 데 있어 같은 주제를
가지고 대화하는 것이야 말로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그들이 당신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말이다. 둘에서 넷까지는 괜찮다. 어쨌든 위스키는 값이 비싸고 쉽게 구하기도 어려우니까.
07 펜과 노트- 필기 앱이 있는 태블릿이나 휴대전화를 비롯해 무엇이든 메모할 것을 챙겨라.
다만 전자기기를 액체 가까이 두어선 안 된다. 시음 노트는 위스키의 색과 향, 맛, 보디감,
피니시에 기록한 것이다.
08 시음 순서- 책 읽는 것처럼 왼쪽에서 오른쪽 순서로 시음하라. 이상적인 방식은 병을 가린 채
맛을 보는 것이다. 선입견이야 말로 시음을 방해하는 강력한 요소다. 처음 한 모금 마시기 전에
병의 색이나 모양, 디자인 등. 특히나 가격을 알면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음 매트에 번호를 매겨두면 마지막에 위스키의 정체가 밝혀지기 전까지 어떤 위스키인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09 시음량 - 시음 분량은 10ml 전후가 적당하다. 만약 위스키 잔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면
시음 시작에 앞서 모든 샘플을 미리 따라두어라. 위스키는 독하므로 적당히 마셔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10 건강한 시음- 감기를 비롯해 몸이 좋지 않다면 시음하지 마라. 제대로 시음하려면
미뢰가 손상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적어도 시음 한 시간 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 이 또한 미각을 둔하게 하기 때문이다.
11 마지막 점검- 시작한 준비가 되었으면 마지막으로 시음 도구를 재점검하라.
펜, 물 등과 집어먹을 간식이 부족해서 중간에 멈추는 것 만큼 시음의 흐름에
방해가 되는 건 없다.
12 천천히 여유 있게- 이제 천천히 신중하게 맛을 음미해 보자. 먼저 위스키를
눈으로 감상한 뒤 향을 맡아보고, 한 모금 마신 뒤 맛과 향을 이루는 모든 요소를
떠올리면 음미한다. 충분히 감상했다 싶을 때 다음 잔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그 다음 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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